1
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할 때쯤, 발 밑이 흔들리고 있었다.
그러나 나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...
어떻게든 눈을 뜨고, 밝은 빛에 아직 적응되지 않은 채 겐과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.
눈을 찌푸렸지만, 겐씨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을 정도로 상냥했다.
겐: 무서워하지 마요. 제가 있어요.
어떤 목소리: 건물 위에서 사람이 떨어지겠어! 구급차를 불러!
나: (겐 씨는 무언가를 경계하는 듯 하지만, 주변에 인영은 보이지 않는다.)
겐 씨의 한 손으로 벽면을 잡고, 공중에 떨어질 것 같은 몸을 지탱한, 무척 위험한 상황이었다.
긴 칼을 팔의 근육으로 꽉 잡고, 경계하는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.
나: (겐 씨, 손을 줘요!)
목소리를 내고 싶고, 손을 잡고 싶었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.
마치 영혼이라도 빠져나간 것처럼 무력감에 지배되어 간다...
겐 씨의 어깨너머로 밖을 바라본다. 그곳에 보인 것은-
현기증이 날 정도의 각도와 수평선과,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서리 같은 달.
나: (노, 높아?!)
나: (택시에 타고 있었는데, 어느새 이런 높은 곳에? 이상해...!)
바람이 불고, 모든 소리가 사라지며, 마치 세계에서 분리된 것 같았다.
나: (이런 경치가 주마등이라면 나쁘지 않을지도...)
나: (라니 안돼 안돼! 겐 씨를 믿어야지! 도움이 될만한 게 없는지 찾아봐야겠어.)
흔들림이 서서히 격렬해지며, 벽과 바닥의 틈새가 점점 커졌다.
다시 중력을 잃은 감각에 습격당하며, 서있던 바닥이 사라져, 나는 끝없는 심연으로 떨어져 갔다...
나: 앗!!!
갑자기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서 나는 악몽에서 깨어났다.
관성에 의해 앞으로 튀어나온 몸은, 안전벨트 덕분에 조수석에 부딪히지 않았다.
택시 운전자: 괜찮으신가요? 죄송합니다. 고양이가 갑자기 튀어나온 바람에 당황해 브레이크를 밟아버려서...
택시 운전자: 막 도착한 참이에요. 택시비는 받지 않을 테니... 정말로 죄송합니다.
진정하고 밖을 보니, 그곳은 확실히 겐 씨의 연구실... 근처였다.
나: 괜찮아요. 너무 심려치 마세요... 그래도, 너무 튀어나가지 않도록 신경 써주세요.
문을 열고 택시에서 내리면 조금 차가운 밤바람이 비몽사몽 한 머리를 말끔히 깨워줬다.
나: 역시 아까는 꿈이었구나.
나: 그렇겠지. 잘 생각해 보면, 겐 씨가 그렇게 말할 리 없는 걸
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나는 어느새 겐 씨가 뒤에 서있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.
겐: 뭔가 말했나요?
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, 무심코 옆으로 물러서 양팔로 앞을 막았다.
나: 아무것도 아니에요! 깜짝 놀라니까 밤중에 갑자기 사람 뒤에 서지 마요!
겐: 밤은 위험하다고 알고 있으면서, 잘도 이렇게 배후의 경계를 게을리하네요.
겐: 빈틈 투성에요. 뒤에 있던 사람이 제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는지.
나: 어? 혹시... 저를 걱정해서, 겐 씨가 맞이하러 오신 건가요?
겐: 착각하지 말아 주세요. 그저 산책하고 있던 것뿐이니까.
나: 이런 늦은 밤까지 산책이라니, 건강하시네요. 저도 함께해도 될까요?
겐: ...밤은 추우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죠.
2
연구실 방향으로 나란히 걷는다.
겐 씨는 나를 본다고 생각하면, 불시에 그의 손이 나의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었다.
겐: 자다 일어난 것 같은 머리카락이네요. 일어난 직후인데 여기까지 와주시다니 참으로 고생하시네요.
평소라면 그러지 않을 그를 보고, 나는 간신히 나의 실수를 깨달았다.
스마트 폰으로 확인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까 전의 급 브레이크로 머리카락이 엉망이 되어있었다.
나: (그렇지만 기분 탓일까? 방금 그의 손이 머리카락 이외에도 닿으려고 한 것 같은데?)
ㅡㅡ선택지 1 - 신경 쓰여!ㅡㅡ
나: (나, 방금까지 이런 엉망진창인 머리 상태로 계속 대화했던 거야? 부끄러워...!)
당황하며 내 머리를 고치자 겐 씨는 걱정했는지, 약간 옆으로 비켜주었다.
ㅡㅡ선택지 2 - 농담ㅡㅡ
머리를 고치면서 그를 놀려본다-
나: 맞아요. 모처럼의 휴일이라 잔뜩 자려고 했건만, 누구 씨가 불러서 나와버렸어요.
나: 그래줬는데, '고마워'라는 한 마디도 없고요.
겐: 그것 참... 수고하십니다.
ㅡㅡㅡㅡ
겐: 크흠... 테스트가 시작될 테니 가도록 해요.
겐 씨가 나에게 요청한 것은, 개발 중인 신기술 테스트에 대한 협력이었다.
이 기술을 사용하여 사건의 수사원은 기존 정보를 바탕으로 범죄 현장을 재현할 수가 있다.
재현된 가상의 사견현장을 사용하여금 현장 정보를 기반으로 범인의 프로파일링이 가능하다.
아즈키: 겐이 말이야, 네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해서, 부디 협력해 주길 바랐어, 하하핳.
나: 네? 겐 씨가?
아즈키: 그렇다니까. 그야 저 녀석은 언제나...
겐: -기기 조정이 끝났습니다.
겐 씨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, 아즈키 씨가 곧바로 입을 닫았기 때문에 계속 듣는 것은 이뤄지지 않았다.
나: 이번에 재현하는 사건은 무엇인가요?
겐 씨는 말없이 시선을 아래로 한 채, 내 손에 있는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했다.
나: 데이터를 보내주신 건가요? 확인해 볼게요.
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재현하는 것은 연속 절도 사건.
용의자는 여러 피해자의 기억 칩을 훔쳐 피해자를 혼수상태에 빠뜨렸다.
나: '메모리 칩'이라니...?
아즈키: 기억 매체야. '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뇌는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 쓰인다'는 말이 있잖냐. 그런 느낌이지.
아즈키: 그래? 흥미로운 사건이지?
나: ...확실히 흥미로워 보이네요.
범인은 현재 4개의 사건을 일으키고, 각각의 범뵈를 저지른 후, 다음에 노리는 장소를 나타내는 예고장을 남기고 있다.
나: 게다가, 예고장의 내용은 꽤 알기 쉽고...
아즈키: 그래! 이건 경찰에 대한 분명한 선전포고인 거지?!
나: (...하지만, 범인의 목적은 그렇게 알기 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...)
나: (현장을 보면 다른 무언가가 떠오를지도...)
겐: 준비는 되셨나요?
나: 네.
그의 뒤를 따라가, 실험실의 안에 들어간다.
겐: -합성 에리어 1-14, 테스트 시작.
겐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, 그는 나를 정확하게 찾아, 손을 살짝 잡아주었다.
겐: 긴장하지 마요.
겐: 위험할 시에는 테스트가 자동으로 중단되니까.
부드러운 목소리에 안심한 나는 눈을 감고, 심호흡했다.
나: (스릴링한 시작 방법도, 범인을 추격한다는 전개도 왠지 SF영화 같다...)
나: (만약 내가 SF영화의 여주인공이라면, 화려하고 역동적인 의상을 입고 싶어. 멋지게 말이야!)
3
다시 눈을 뜨면, 높은 건물들이 늘어서있고, 네온이 반짝이는 본 적 없는 도시에 서있었다.
주위의 풍격을 봐선 여기는 여기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거리라고 생각되지만, 어쩐지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인 든다.
겐 씨와 나눠져서 조사를 시작하고 40분 뒤에 합류하기로 했다. 그렇게, 합류하면...
겐 씨의 태블릿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단서가 늘어져 있어, 자신의 수사력은 아직 미숙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.
나: 겨우 40분으로 이런 양의 정보를 정리한 거예요?! 대박!
나: 혹시 법의학자 이외에 탐정의 자질도 숨기고 다니는 거 아니에요?
겐: 저는 지금까지 13번의 실험에 협력해 왔으니까.
겐: 이건 즉, 경험이 있다는 것뿐이에요.
겐 씨에게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공유받아, 나는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을 시작했다.
나: 정보 잘 봤어요. 제대로 활용하겠습니-다.
지난 4가지의 사건 정보를 비교해 보니, 공통점이 보였다.
나: 피해자들이 잃어버린 칩은 전부 '장○○'이라는 여성과 관련된 것.
나: 하지만, 범인과 그녀와의 관계는 아직 모르는 상태.
나: 이것 이외의 공통점은... 4개의 현장이 모두 높은 곳에 있었다는 것이려나...
혼잣말을 하며 지도를 열어 표시를 해나간다.
나: 으음... 정확히 말하자면 이 4곳 전부 이 도시에 있는 고층 건물!
나: 이 도시에 있는 5곳의 고층 건물 중 4곳이 이미 범행에 사용되었으니까, 다음 범행 현장은-
나: 도심의 TV타워에 있는, 스카이 레스토랑일 거예요!
나: 여기서 멀지 않아. 빨리 가도록 해요!
나의 재촉에 겐 씨는 그저 담담하게 창 밖을 바라볼 뿐, 어조도 조용하고 침착해 평소 같았다.
겐: 괜찮아요. 서두르지 않아도. 아직 안 늦었으니까.
결국 사건은, 우리가 도착했을 땐 이미 일어난 뒤였다. 게다가 용의자도 놓쳐버리고 말았다.
나는 겐 씨와 레스토랑에 마주 보고 앉아서, 새로 발견한 단서를 같이 확인했다.
나: 겐 씨는 높은 곳에 집착하는 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?
겐: 저는 그냥 법의학자이지, 심리학자가 아닙니다만...
그렇게 말하면서도 태블릿을 조작하는 그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.
5분 정도가 지나고, 나의 스마트 폰에 메일이 왔다.
겐: 보냈습니다.
나: "심리학자가 아니다"라고 말하면서 잘만 하시네요...!
겐: 뭐, 아마추어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는.
(텍스트-아마추어보단 잘 알고 있습니다.)
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며 나는 말없이 끄덕였다. 그의 이런 솔직하지 않은 면에는 이제 익숙해지고 있으니까.
나: 그러니까... 높은 곳을 선호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기의식이 높고, 오만할 가능성이 높다?
나: 매번 경찰을 도발하는 것 같은 예고를 남기는 것을 생각하면, 확실히 오만한 곳이 있는 것 같긴 하네요...
나: 하지만, 이번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어요. 현장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요.
나: 즉, 현장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으면서, 어째서인지 이전에는 굳이 정리하지 않았다는 말이 돼요.
겐: 어쩌면, "이게 마지막 범행이라서,
겐: 새로운 힌트도 필요 없어진다"같은 이유일지도 모르겠군요.
사고가 멈추고, 서로가 침묵해서 조용해진 가운데, 우리들은 각각 손에 넣은 정보를 바라보고 있다.
나: 음...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조금 머리가 어질어질해졌어요... 세수 좀 하고 올게요.
겐: 여기가 조금 더운 탓일 수도 있어요.
나: 그럼 겸사겸사 심플하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올게요.
4
범인의 짧은 해후를 떠올리며,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.
그때 나는 범인에 의해 추락 방지 울타리 밖으로 쫓겨났지만...
다행히 전망대에 깔린 강화유리 바닥 덕분에 떨어지지 않고 끝난 것이었다.
하지만 겐 씨는 나를 끌어올리려고도 하지 않고, 범인을 잡으려고 했다.
나: (겐 씨의 시선으로 보면 나는 그저 지면으로 넘어진 것일 뿐, 별 일 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...)
나: (그렇지만 그 순간, 꿈에서 본 광경이 문뚝 떠올랐다. 꿈에서는 유리 아래가 바닥이 아닌 끝없는 심연과 같았다.)
나: (그가 나쁜 짓을 한 것은 아니지만, 기분이 좋지 않아...)
겐: 어떤가요? 뭔가 알아냈나요?
나: (안돼, 너무 길게 생각하고 있었어! 한눈팔고 있다고 오해받은 것 같아...!)
나: (그 꿈에 대한 것을 말해보는 게 좋으려나?)
ㅡㅡ선택지 1 - 그는 이해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. 말해보자.ㅡㅡ
겐 씨에게 그 꿈에 대한 것을 가능한 한 빠짐없이 자세히 말했다.
진지하게 귀 기울 여준 겐 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.
ㅡㅡ선택지 2 - 그에게 비웃음을 살 것 같다. 그만두자.ㅡㅡ
나: 아무것도 아니에요. 단서의 관련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에요.
하지만 간단히 그의 눈을 속일 순 없었다. 손에 든 태블릿을 아래로 내리고,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해 온다.
그 시선에 못 이겨 결국 꿈에 해한 걸 말했다.
ㅡㅡㅡㅡ
평소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길까, 꿈과 현실을 혼동하지 말라는 이상적인 코멘트를 받으려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.
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.
겐: 죄송해요. 네가 힘들어하고 있단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어요.
겐: 다음엔 조금 더 빨리 말해주세요. 뭔가 도움을 줄 수도 있으니까.
그렇게 말하며, 그는 포켓에서 삼각형의 카라비너를 꺼내, 내 앞에 두었다.
나: 이건...?
겐: 테스트 중에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을 자유롭게 꺼낼 수 있어요. 지금의 당신에게는 이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.
겐: 로프와 함께 사용하면 공중에서도 몸을 잘 고정해 줘요.
나: 근데, 어떻게 사용하는 거예요?
신체에 로프를 묶어 영화에 나오는 스파이처럼 공중에 매달리는 광경을 생각했지만...
역시 자신의 완력과 임기응변에는 자신이 없다고 생각한 끝에 그것을 되돌려주었다.
나: 이건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. 어차피 같이 행동해야 하고. 나를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.
조금 부자연스럽게 토라진 것처럼 웃고는 얼굴을 돌렸다.
겐: 단서가 끊겨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갔는데
겐: 잘도 웃으시네요.
나: 새로운 단서가 없을 뿐이고, 그렇게 큰 일은...
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, 우리는 동시에 굳어졌다.
나: '새로운 단서가 없다'라는 말은 '0'라는 것이잖아요?!
나: '영(零=0)기원 실험실' --그것이 범인이 제시한 새로운 단서예요!
나: 하지만 그 실험실은 일등지에 있는 오피스 빌딩의 안에 있어서, 이 모습으론 못 들어갈 수도...
나: 분위기에 맞는 모습을 한다면 우아하고 겸손해 보이는 일상적인 오피스룩이 좋을 것 같다.
5
영기원 실험실. 그 이름대로, 이 거리 전부가 연결되어, 전개된다.
겐: 훔쳐진 5개 칩 전부 여기에 있습니다. 다만...
겐 씨는 나를 이미 다 해결된 단말기로 안내했지만 왜인지 입을 다물고 있었다.
겐: ... 이걸 봐주세요.
단말기에는 범인의 범행동기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. 최신 업데이트는 10분 전 내용이다.
쇼우는 복원사로서 범인의 다양한 내용을 복원시켰다. 그러고선 점차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.
쇼우가 죽은 후,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범인은 쇼우와 관련된 칩을 모으기 시작했다.
그것들을 완전한 가상기록 화면에 합성한 후 내용을 넣음으로써 쇼우는 되살아났다.
하지만 결국, 범인은 합성한 기록을 단말기에 남겨둔 채 실행시키지 않았다.
손을 뻗어, 단말기에 남겨진 가상기록을 터치하는 순간, 난 그 순간 얼어붙었다.
나: 이건... 나!? 어째서 메모리 안의 쇼우가 저랑 동일한가요!?
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에 갑자기 차가운 기계음이 들렸다.
?? : -그날, 같이 같이 저녁 먹자고 제안하지 않았어야 했어.
??: -그랬으면 막차에 늦지도 않고 택시에 타지도 않고 죽을 일도 없었을 거야
??: -모든 게 다 내 탓이야.
겐 씨는 경계하는 날 덮고 있던 소리를 사방팔방으로 들리게 해 상대의 장소를 특정 지을 수가 없게 했다.
겐: 왜 범행 이후에 흔적을 남겼지요?
용의자: 이건 내 자신과의 게임이었습니다. 난 내 운명에 몸을 맡기고 싶었으니까...
용의자: 내가 끝까지 해내는 게 먼저인가, 아니면 경찰에 붙잡히는 것이 먼저인가.
나: 운명?
용의자: 레스토랑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.
용의자: '너'라는 변수가 없었다면.
용의자: 본래 이기는 건 나였을 겁니다.
나: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...
용의자: 셀 수 없을 정도로, 소중한 것을 고쳐주었었죠?
용의자: 그러니 이번은, 제가 고쳐드리겠습니다.
주변의 불빛이 번쩍번쩍 빛나더니, 뒤에서 누군가가 근접해 왔다.
그러나 이번에는 처음부터 뒤를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옆으로 돌아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. 그 틈에 겐 씨는 상대를 제압했다.
겐: 잘 해결된 것 같네요.
나: '쉽게 뒤를 내어주지 마'라고 들었으니까요. 제-대로 듣고 있었다고요.
범인으로부터 많은 양의 데이터가 떨어져 나간다. 눈앞의 실루엣은 어딘가 겐 씨와 닮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.
용의자: 0은, 영기원 실험실을 말하는 겁니다.
용의자: 그리고, 실험을 조사하고 있는 너희들은, 이곳에 초대되어 시말 되어, 진전은 다시 제로로 돌아갔을 터였습니다.
용의자: 그런데 어째서인지, 제로로 돌아가버리는 것은 나 자신인 것 같군.
용의자: 그녀와 많이 닮았군, 당신의 얼굴을 보니...
용의자: 프로그램의 스타트 버튼을, 어떻게 해도 누를 수 없었어.
주변의 광경이 무너지기 시작하고, 범인의 실루엣은 이윽고 혼란스러워진 중에 사라져, 보이지 않게 되었다.
바닥이 대각선으로 무너지기 시작했고, 나와 겐 씨는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했다.
우리들은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고 했으나, 붕괴는 계속되고, 위험한 상황이었다.
겐: 조심해서 빨리 위로 올라오세요!
격렬한 소리가 났다고 생각할 때쯤, 큰 벽의 파편이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. 나는 겐 씨로부터 나가떨어졌고,
그 반동으로 그의 몸이 건물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...
나: (아직 뭔가 할 수 있는 게...)
손을 뻗었지만, 손 끝이 엇갈린다... 나는, 그저 그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 외엔 할 수 없었다.
나: 조금... 정말 조금이면 되는데...!
눈물이 뺨을 따라 내려왔다. 아래로 뻗은 손을 멍하니 바라보며, 자신의 무력함을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원망했다.
나: 안돼, 울어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! 진정하고 겐 씨를 도울 방법을 생각해야만...!
눈물을 닦고, 내려갈 수 있는 통로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다.
-그때였다. 뒤에서 겐 씨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.
겐: 따라오세요.
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에, 겐 씨는 내 손을 강하게 잡고 있었다.
우리는 손을 잡고, 깨진 벽돌로 만들어진 계단을 밟으며, 같이 달을 행해 올라갔다.
그곳은, 가상공간의 출구이기도 하다.
6
사무실의 앉기 편한 의자에 앉으면서, 나는 아직도 놀란 상태로 평화로움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.
한편 겐 씨는 평소의 상태를 되찾고, 다른 동료와 테스트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.
나: 겐 씨... 아까는 감사했습니다...
겐: 뭐를요?
나: 몸의 위험도 고민하지 않고, 나를 구해줬잖아요!
겐: 그건 어쩔 수 없었던 거예요. 네가 곧바로 트러블에 말려드는 탓이에요.
나: ...네네, 그러시겠죠. 다음엔 절대로 발을 붙잡지 않도록 트레이닝이라도 해둘게요.
나: 으음... 일단 오늘 돌아가면 스쿼트 10세트에, 어깨운동에...
겐: 하루 열심히 하는 정도로, 수십 년의 나태함의 결과는 바꿀 수 없어요.
겐: 그리고, 그... 감사했습니다... 꿈에 대한 것도.
겐 씨에게 들은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 나는 얼굴을 갸웃거렸다.
겐: 카라비너, 도움이 되었어요. 맡아둔 덕분에 무사히 착지할 수 있었어요.
나: 아, 그랬구나...! 그건 다행인데요, 트레이닝 전 진심으로 한 말이라고요!
진지한 눈빛으로 겐 씨를 바라보며, 무척 진지하다는 것을 어필했다.
겐: 알겠어요. 진심으로 노력한다면, 저도 어울려줄게요.
그때 아즈키 씨가 걸어왔다.
아즈키: 결과 나왔어. 아까 현장이 붕괴했던 건 용의자의 프로그램이 새로운 분기가 출현해서였어.
아즈키: 거기서 새로 나온 정보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없던 탓에 시스템이 붕괴해 버린 거지.
겐: 과거 13번의 테스트에선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만.
나: 즉 이번엔...
겐: 네. 당신 덕분에 새로운 엔딩이 해방된 거예요.
아즈키: 게다가 숨겨져 있던 트루 엔딩이야!
겐: 이전까진, 범인은 마지막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붙잡혔었어요.
겐: 그래서 그의 동기를 밝혀내는 것도 줄곧 할 수 없었습니다만...
아즈키: 네 덕분에, 잘 풀렸어!
아즈키: 다른 질문 있어? 같이 기술부에 보고해둘게.
겐: 그렇네요... 다음은 나를 어떤 사건의 범인으로 설정할 예정인가요?
아즈키: 엣?! 흐, 흠... 범인이 겐을 닮은 건 단순한 우연이고, 결코 다른 의도는 없지마안...!
나: 아~ ...아즈키 씨가 설정했기 때문에 범인이 겐 씨와 닮았고, 슈우 쪽은 나와 닮았던 거군요.
아즈키: 어쩔 수 없잖아! 아는 여자 지인이 적으니까. 이미지를 잘 떠올릴 수 없었는걸~
아즈키 씨는 말하면서 슬픈 얼굴을 했다. 마치 일 때문에 만남이 없다고 하는 것 같았다.
아즈키: 겐도 그렇지? 일 이외에 대화한 여자라곤 너 정도일걸!
겐: ...기술부가 기다리고 있어요.
그렇게 말하는 틈에 아즈키 씨는 마치 구조선을 본 것 마냥, 재빠르게 떠났다.
나: 이제 꽤 늦은 시간이고, 다른 일이 없다면 저도 이만 돌아가볼게요.
겐: 잠시 기다려주실 수 있나요?
돌아가려던 참에 겐 씨가 갑자기 다가왔다.
그러고 보니 태블릿에 사건 데이터를 입력한 상태라는 걸 떠올려내었고, 곧바로 그의 앞에서 삭제하려고 했다.
그러나 그 손은 태블릿이 아닌, 내 머리카락의 끝에 부드럽게 닿은 후, 곧바로 물러났다.
겐: 또 머리카락이 흐트러져있었어요.
나: 그럼 정돈해 주시겠어요?
마침 옆의 테이블에 머리빗이 놓여 있었으므로, 그것을 손에 들고, 일부러 그에게 건넸다.
가벼운 장난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, 겐 씨는 그것을 진담으로 받아들였다.
겐: 네.
이번엔 내쪽이 굳어버릴 차례였다.
갠: 근데, 정말로 괜찮으신가요?
나: 뭐... 뭐가요?
겐: 제 빗은, 시신의 머리카락을 정돈하기 위해 쓰는 것인데요.
나: !!!!
나: 내, 내가 할게요! 스스로 정돈할게요!
당황해서 몇 걸음 떨어져, 적당히 머리를 정리했다.
그러나 곧바로 깨달았다.
나: 아~ 놀린 거죠! 그런 빗을, 이런 곳에 대충 둘 리 없을 테니까!
겐: 속이진 않았어요.
겐: '이 머리빗'이 그렇다고는 말하지 않았고.
나: ...진짜, 정말로 돌아갈 거예요!
조금 심술이 난 상태로 등을 돌려, 나는 문으로 향했다.
하지만 갑자기 차가운 것이 손에 쥐어졌다. 잘 보니, 방금 전의 빗이었다.
겐: 너는 항상 머리가 흐트러져있으니까, 이걸. 그리고...
겐: 늦었으니까, 집까지 바래다 줄게요.
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. 손에 들린 빗은 점차 체온에 의해 따뜻해졌다.
창 밖에는 만천의 별이 빛나고 있었다. 돌아가는 길도 즐거울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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